니스 여행 리뷰(생폴 드 방스 둘러보기)

니스 여행 리뷰(생폴 드 방스 둘러보기)
니스 여행 리뷰(생폴드방스 둘러보기)

저희는 에즈 빌리지(Eze village) 다녀왔어요. 보통 에즈랑 모나코 같이 해서 가시는데 저희는 아이도 있고 천천히 여행하는 거 좋아해서 모나코는 과감히 포기했어요. 여행 시간이 길었다면 모나코는 하루를 투자해서 갔을 것 같습니다. 에즈 빌리지가 작은 마을이고 2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건 정말 입구에서 올라가서 사진 찍고 꼭대기에 있는 선인장 정원 보고 내려오는 루트이고요, 군데군데 갤러리도 들어가고 향수 가게도 들어가고 여유롭게 돌아다니면 3~4시간은 족히 걸렸던 곳입니다. 동네 자체가 아기자기 고기 자기 합니다. 카메라 셔터 기를 계속 누르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모델 놀이 좋아하는 분들은 필수 장소입니다. 샬랄라 치마 입고 이쁜 척하기 좋은 곳입니다. 그리고 에즈 빌리지는 좁고 울퉁불퉁한 계단이 많아서 유모차 들고 가실 분들은 맘을 단단히 먹으세요. 향수 좋아하는 분들은 에즈 빌리지 입구에 있는 갈리마드랑 프라고나 드 가보세요. 프라고나 드는 에즈 올라가는 위쪽에 작은 샵이 하나 있고 버스 정류장 입구 근처에 공장 투어 할 수 있는 큰 매장이 있어요. 거기가 물건도 많고 훨씬 커요. 동네 꼬마가 이제 안 가지고 노는 레고 프렌즈 시리즈를 3유로에 득택하는 기쁨도 누렸습니다. 저거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새 상품으로 사면 30유로가 넘는 아이들입니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수확입니다.

니스에서 생폴드 방스 가기

저희가 니스에 머물던 셋째 날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어요. 비올 확률 100%. 역시나 비가 어마 무시하게 천둥, 번개가 치며 비가 내리더군요. 전 원래 비 오는 날 움직이는걸 극도로 싫어하는지라 오전에는 숙소에서 어슬렁 거리다가 뭔가 억울한 생각이 들어 근처 쇼핑몰에도 가보고 파리에서도 안 갔던 니스 약국에 가서 화장품도 좀 구경하고요.. 점심을 먹고 오후가 되자 비가 그친 것 같아 고민 고민하다가 생 폴 드 방스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저희가 출발한 시간이 3시가 넘었던 것 같은 데 가서 한 시간만 보고 오더라도 가보자는 생각에 가게 되었고요, 결론적으로 생 폴 드 방스에 가지 않았다면 이번 니스 여행에서 건진 거라곤 에즈 빌리지 벼룩시장에서 산 3유로짜리 레고 장난감밖에 없을 뻔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의미 있었던, 남프랑스가 어떤 분위기일지 조금은 가늠하게 해 주었던 곳이 바로 생 폴 드 방스였어요. 솔직히 저는 니스 시내랑 바다는 아주 좋다는 느낌은 못 받았어요. 특별히 바다는 더 했던 것이 처음 만난 바다가 밤바다였는데, 바다 반대편으로 번쩍번쩍 거리는 호텔과 카지노 간판이 그렇게 눈에 거슬릴 수 없었습니다. 화려하기는 하지만 이미 때가 타 있다고나 해야 할까요? 니스 해변 근처가 자갈로 된 곳이란 걸 알고 갔지만 막상 앉아보니 엉덩이가 너무 아팠어요. 암튼 여행 내내 구름이 껴서 바다가 그다지 예쁘지 않았던 것도 있고요, (마지막 날 지중해 바다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기는 했습니다만) 암튼 여행의 모든 일정이 날씨와 시간으로 차질이 생겨서 어디를 더 찾아가는 수고를 하고 싶지도 않았고요. 그러다가 도착한 곳이 생 폴 드 방스여서 더 의미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생폴드방스 관광

생폴드방스가 샤갈이 마지막으로 지냈던 곳이고 샤갈의 무덤이 있다는 것, 많은 프랑스 예술가들의 영감의 장소였다는 정도만 알고 갔었는데, 생폴드방스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남프랑스의 자연과 쭉쭉 뻗어있는 사이프러스 나무를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이거였구나! 고흐가 감탄한 남프랑스의 풍경이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예술가들이 그토록 극찬한 풍경이 이런 느낌이구나...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혼자서 감탄했어요. 생 폴 드 방스 자체도 너무 예쁘고 아름다워요. 모두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의 정의가 다를지라도 이곳에 오면 모든 이들이 아름답다. 는 말을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즈 빌리지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분위기예요. 어떻게 다르냐고 물어보신다면 생폴드방스가 좀 더 중세의 느낌이 나는 것 같고 더 클래식한 느낌이 있어요. 에즈빌은 바다를 끼고 있어서 바다와 옛날 마을이 어우러진 풍경이 멋지고, 생 폴 드 방스는 낮은 산 위에 마을이 있는 곳이라 각종 나무들 사이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이 아름다워요. 두 군데 모두 다양한 갤러리들이 많은 곳인데, 생 폴 드 방스에 예술가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어떤 블로거는 한국의 헤이리 마을과 비슷하게 상업적으로 된 느낌이라고 하신 글을 본 기억이 있는데, 분명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라 상업적인 면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마을이 아니라 수백 년 전에 생겨서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마을이기 때문에 그 마을만이 가지는 독특한 세월의 아름다움은 분명히 있어요. 며칠 전에도 잠깐 남겼지만 전 마을도 예뻤지만 나무가 우거진 그 느낌이 너무 좋았고, 특별히 갖가지 사이프러스 나무들을 볼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니스 시내에서 사이프러스 나무들이 곳곳에 있었는데 그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생 폴 드 방스에 오니 보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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